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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시절은 수능이 전부였다. 수능을 위해 3년을 달렸고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공부에 흥미가 있었지만 집중력을 갖긴 힘든 시절이었다. 찌질하게 환경탓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구분할 건 구분해야 한다. 당시 내가 처했던 환경은 특수했고, 나는 그 환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만만치 않았다. 열아홉의 내가 선택했던 건 길에서 멈추는 것. 그리고 길이 아닌 곳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누군간 그 선택을 도피라고 말했지만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이 도피이기도 했고 선택이기도 했다. 모든 선택이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환경의 결과을 선택이라 부른다면 아무것도 그만둬본적이 없는 이에겐 그만 두는 것 만으로도 큰 선택이 될 수 있다. 열아홉은 무언가를 그만둔다는 것만으로도 선택이 되는 그런 나이었다. 


그리고 열아홉의 난 스물 아홉을 기대했다. 스물아홉이 되면 무언가 답을 찾았으리라. 십년이란 시간은 많은 경험으로 채워지고 또 채워졌다. 대중교통 요금이 없어 걸어다니던 내가 차를 몰고, 여성의 얼굴만 봐도 얼굴이 빨개지던 내가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잃게 되었으니 어린 불편함은 사라졌고 노련한 편함이 고민을 낳았다.


넓어진 나의 세상은 그만큼의 공백을 확장시켰다. 팽창하는 우주의 어둠은 별의 밝기보다 밝았다. 우주와 같다. 우주를 팽창시키는 건 별의 개수가 아닌 어둠의 넓이다. 내 삶의 시간이 팽창될수록 하루와 하루 사이의 어둠도 넓어졌다. 찾을 줄 알았던 열아홉의 답은 스물 아홉의 시절에 없었다. 


미안하다. 스물 아홉에도 답이란 건 없었다. 

오지선다의 보기 중 몇개라도 지울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삶이란 게 갈수록 보기도, 변수도 많아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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